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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성 봄비의 한 / 황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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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문예유성 댓글 0건 조회 3,948회 작성일 20-11-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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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의 한(恨) / 황유성

누가 봄비를
임의 마음에서 멀어지게 했는가
같이 있어도 기억하지 못하고
봄비를 맞으며 봄비를 잊어버린다

울분을 주체 못 한 봄비의 한
폭풍우 되어 매섭게 내린다
오랜 세월 참고 참았던 설움
우레 비 되어 패연하게 쏟아진다

구곡간장 쥐어뜯는 봄비의 흐느낌
허기진 하천의 추억을 깨우고
요동치는 슬픔 토해내는 가련한 몸부림에
꽃잎이 우수수 떨어진다

누가 봄비를
마음 적시다 마는 나약한 존재라 했는가
얼음을 뚫고 나오는 강인함을
정녕 몰랐단 말인가

가슴을 찢는 적멸 작파 봄비의 한
맨몸으로 받아내며 나를 맡기니
미련도 슬픔도 그리움도
붉덩물에 휩쓸려 흔적 없이 사라진다

봄비야
울어라 때려라 부숴라
밤새 이어진 봄비의 한풀이에
희열을 느끼며 간만에 단잠을 잤다

다음날 태양은 떠오르지 않았다
봄비의 한풀이가 끝나지 않았기에


PS. 2016년 5월 3일~4일
여름 폭풍우처럼 무섭게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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