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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성 가난한 사랑 / 황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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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종합문예유성 댓글 0건 조회 3,946회 작성일 20-09-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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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랑 / 황유성

산소마저 부족한 잉여의 공간에서
사랑이 너무 무거우면 이별을 맞는다

맛이 강하지 않는 포도주가 최상급이듯
조금은 부족한 듯한 사랑이 오래간다

사랑은 굶주림으로 죽는 것보다
과식으로 죽는 경우가 더 많다

집착 없는 초연함이 느껴지는 빈곤한 사랑은
요동치는 과거에서 안온한 현재로 인도한다

고통의 껍질을 하나씩 벗어던져
헐거워진 세월을 걸머지고 가는 나그네여
자신의 형편과 환경을 초월하고
유유히 고갯길 올라가는 뒷모습이 평화롭다

비록 가난한 사랑일지라도
인생 항로의 소실점에 다다를 때까지
묵묵히 주어진 길 걸어가다 보면
좋은 결실을 맺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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