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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선화 등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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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동 댓글 0건 조회 2,698회 작성일 20-08-15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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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을 보고 싶다 / 김선화

그녀의 핏기 없는 얼굴엔
노란 태가 피었다
파리한 초점 잃은 눈동자
쪽창을 튀어나와 허공을 헤맨다

하루를 스물다섯 시간으로 살고 싶어
찢어진 하늘 위로 부서지는 햇살과
바스러지는  낙엽처럼
새털 같은 몸뚱어리 울고 있다

흉물스러운 도꼬마리 씨들처럼
닥지닥지 붙어 있는 아픔과 두려움
갈기갈기 찢긴 빈 가슴

게딱지처럼 붙어있는 병실이 싫어
조잘대는 교실이 살아있음을
삶 안에 비움을 배운다며 풀잎처럼 웃는다

만학은 그녀의 등불이다
희미하게 꺼져가는  심장에
심지를 돋우어
불꽃같은 삶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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